연남동이 핫플레이스가 된 역사를 알아야 할 이유

최근 서울에는 힙지로(을지로), 성수동, 용리단길(용산) 등 여러 핫플레이스들이 각자의 문화와 분위기로 상권이 발전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번에 연남동에 다녀왔습니다.

 

1. 연남동 개요

 

연남동은 홍대입구역 북편에 위치한 주택가입니다. 동쪽으로는 연세대학교, 남쪽으로는 홍익대학교가 위치해 원룸 등 옛날 주택들이 밀집한 지역인데요, 이미 10년 전부터 홍대입구와 신촌 등 전통적인 상권들의 권리금과 월세 등이 급격히 상승하며 합정, 망원에 이어 연트럴파크(연남동 경의선 숲길공원)를 중심으로 연남동 안쪽까지 상권이 뻗쳐진 모습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로 최근에는 기존 빌라, 원룸 등 주거용 건물을 리모델링해 카페, 음식점 등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연남동 지도

2. 연남동 상권의 역사

 

초창기 연남동 상권은 을지로와 성수동 등이 그랬듯 권리금, 보증금 등이 낮은 상가건물 반지하층, 골목 안쪽 건물 등에 아기자기하고 특색 있는 인테리어로 승부를 보는 매장들이 시작이었습니다. 반지하의 단점인 낮은 채광과 폐쇄성을 역으로 이용한 와인바나 펍, 뒷골목 원룸 1층에 간단한 어닝을 설치하고, 어닝을 매장 특성에 맞게 꾸며 조성한 피자집과 이자카야 등 매력적인 상가들이 많습니다. 토지나 건물 모양이 삼각형, 반원형 등 공간적 제약을 가진 물건들도 그 구도를 오히려 살리는 상가들도 많습니다. 상가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얻을 때 꼭 들려봐야 하는 지역 중 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점차 각자 매력있는 인테리어와 분위기, 메뉴로 다양한 매장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권리금이 올라가기 시작했고, 이후 속칭 '선수'들이 연남동으로 침투하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원룸, 상가건물 등 건물 전체를 뜯어고쳐 리모델링을 하기 시작하고 이 영향으로 최근 새롭게 생기는 연남동 매장들은 예전의 그 느낌을 느끼기는 어려워졌다고 생각됩니다. 

 

※ 권리금에 대해 궁금하다면 같이 보면 좋은 포스팅!

권리금, 제대로 알아보지 않으면 손해!

 

3. 연남동 상권에서 배울 점

 

연남동 상권의 발전 케이스는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홍대와 신촌 등 전통적인 상권에 진입하기 위한 비용(권리금, 보증금, 월세 등)이 과다해지면 이에 대한 대체재로 인근 지역이 부상한 케이스이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사례로 과거 압구정, 강남 상권을 대체한 가로수길, 명동 상권을 대체한 을지로 등이 있습니다.

 

상권을 공급하는 입장(자영업자)에서는 당연히 권리금이 높은 지역보다 낮은 지역을 선점해 트렌드를 끌고 가야 한다는 논리가 쉽게 떠오르지만 반대로 상권을 수요 하는 입장(고객)은 왜 굳이 전통적 상가가 아닌 연남동과 같은 신흥 상권으로 갈까요?

 

제 생각은 사람은 익숙한 것에 '질리기 때문'입니다. 과거 힙했던 홍대 역시 비슷비슷한 외국인 펍과 클럽들만 즐비하고 가로수길 역시 비슷비슷한 분위기와 인테리어의 음식점(파스타, 일식 등) 일색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지루함을 탈피시켜 주는 소재로 반지하에서 느끼는 홍콩 소호거리의 느낌, 성수동 공장 카페에서는 느끼는 독특한 경험 등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즉, 우리가 창업을 할 때에는 나의 형편에 맞는 상권을 탐색하는 것과 동시에 수요자들이 어떤 것들에 무료함을 느끼고 있고, 어떤 새로운 트렌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