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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송은 갤러리 울리 지그 중국 현대미술 전시 후기

by HOLLO_Turnaround 2023.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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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신문을 보다가 '울리 지그'라는 흥미로운 컬렉터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송은 갤러리에서 컬렉션 전시가 있어서 다녀온 후기를 전달합니다.


 

1. 울리 지그는 누구?

 

울리 지그는 스위스 국적으로 쉰들러 그룹에서 일을 하며 1970년대 후반 베이징에 파견이 되었습니다. 당시 중국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등 비즈니스 성과를 거두고 향후 중국, 북한, 몽골 주재 스위스 대사로 재직하기도 합니다.

 

울리 지그는 당시 개혁과 개방을 추진했던 중국에서 텐안먼 시위 등을 목격하며 변혁의 중간에서 새로운 예술적 표현과 도전에 나선 중국 예술가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중국 파견 전에는 미술품을 수집한 적은 없었던 그는 약 20년 가까이 중국의 역사와 사회, 문화 예술을 다룬 서적을 독학하며 현지 예술가들과 교류를 하게 되고 1990년부터 작품 수집에 나서게 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그가 국가 단위 미술 기관에서 해야 할 일이지만 중국의 여건상 부재했던 역할을 자처했고, 정부의 관점에서 중국 현대미술의 발전 시기를 아우르는 다양한 매체로 구성된 백과사전식 컬렉션을 구성했다는 점입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2010년 중국의 미술관 설립 열기가 달아올랐을 때 홍콩 M+ 갤러리에 자신의 컬렉션 3분의 2에 해당하는 1,463점의 작품을 기증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가격은 추정치로 1억 7천만 달러에 이른다는 추정도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쩡판즈, 팡예준, 장샤오강, 아이웨이웨이 등 중국의 대표 작가들을 육성한 대부로서 인정받고 있으며 중국현대미술상(CCAA)까지 제정하기도 합니다. 이를 보면 유홍준 교수님의 '안목'에서 나오는 석농 김광국, 소전 손재형, 간송 전형필의 문화보국 역할을 외국인이 실천해 준 셈입니다. 

 

2. 전시 후기

 

전시는 1층 로비공간의 설치 미술로 시작해서 2층과 3층의 회화 작품, 그리고 지하에 설치미술로 이어집니다.

 

아래 사진은 장쿤쿤의 작품으로 중국의 급격한 도시화, 산업화를 그린 작품인데 산업화를 상징하는 안전용 벨트가 풀어지는 순간 힘들게 유지하고 있는 공동체 의식(우물)이 무너진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장쿤쿤 upright(3)
장쿤쿤 upright(3)

다음은 아이웨이웨이의 작품입니다. 난민을 상징하는 구명조끼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엮어 만든 작품으로 인권과 중국 체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 

아이웨이웨이 Safety jackets zipped the other way
아이웨이웨이 Safety jackets zipped the other way

 

다음은 3층 공간에 있었던 니요우위(Ni Youyu)의 나무숲 작품인데 동양의 숲과 서양의 숲을 대비되게 표현한 방식이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주의 적인 성향의 서양 숲과 공동체로 얽힌 동양 숲, 그리고 나무 밑에 표현된 숫자의 비밀도 재미있었습니다.

니요우위 나무숲(동양)
니요우위 나무숲(동양)
니요우위 나무숲(서양)
니요우위 나무숲(서양)

3. 갤러리 송은 소개 및 예매

 

송은 갤러리를 운영하는 송은문화재단은 1989년 설립된 비영리 기관으로 유망한 젊은 한국 작가를 지원,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 역시 '무료'에 네이버 예약을 통하면 무료 도슨트까지 제공해주고 계신데 미술 애호가로서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송은을 방문하면 건축물 역시 관심이 가게 되는데 건축계 노벨상 프리츠커상 수상자이기도 한 헤르조그&드 뫼롱이 한국에서 진행한 첫 번째 건축물로 날카롭고 기하하적이면서도 미니멀한 구조의 건물을 보고 그 공간을 즐기는 재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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