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김환기 화백의 '우주(Universe)'를 직접 만나기 하루 전입니다.
1. 김환기 전시 : 환기의 노래, 그림이 되다
이번 전시는 글로벌 세아 그룹의 김웅기 회장의 의지로 시작되었습니다.
2019년 크리스트 홍콩 경매에 김환기 화백의 대표작인 '우주, 1971년 작'이 나왔는데, 국보급 작품이 해외로 반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김웅기 회장의 생각으로 132억 원에 낙찰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2020년 갤러리현대 50주년 기념전에 잠시 나온 뒤 김웅기 회장 자택에 걸려 있다 2년 만에 일반 전시에 공개되고 있으며, 12점의 다른 작품은 역시 컬렉터들에게 무상으로 빌려 전시 중입니다.
김웅기 회장은 컬렉터들이 보유한 좋은 작품을 먼저 일반인에게 공개하면서 고가 작품을 구매하는 컬렉터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국 미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전시회는 강남 S2A갤러리에서 개최되며 12월 23일까지 진행됩니다. 무료이지만 하루 600명 사전 예약제로 진행되므로 인터파크 티켓에서 미리 예약해야 합니다.
2. 김환기 작가에 대하여
1) 작가 개요
김환기(1913~1974년)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이자 20세기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입니다. 한국적인 소재(산, 강, 달, 구름, 백자 등)를 점차 추상화시켜 점, 선, 면으로 나타내는 전면점화로 작품세계를 발전시키게 됩니다.
2) 작품세계의 발전
① 동경/서울 시대(1933~1955년)
일본 유학시기에 김환기는 서구 미술사조의 새로운 경향을 접하게 되며 추상미술에 눈을 뜨게 됩니다. 이에 1930년대에 일본의 '아방가르드 양화연구소'에 연구생으로 참여하는 등 입체주의, 구성주의, 미래파 등 미술사조를 통해 추상회화에 대한 열의를 키워나갑니다.
이 시기 김환기 작가의 작품은 전면점화에만 익숙한 사람들은 낯설 수 있으나 향후 발전하게 되는 전, 선, 면의 단순화된 형상으로 전통적인 소재(한복을 입은 여인상, 달항아리, 매화 등)를 표현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시기의 작품들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② 파리/서울 시대(1956~1962년)
김환기는 파리로 넘어가면서 전통에서 영감을 구하는 성향이 더욱 강해지는데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여기 와서 느낀 것은 시 정신이오. 예술에는 노래가 담겨야 할 것 같소. 거장들의 작품에는 모두가 강력한 노래가 있구려. 지금까지 내가 부르던 노래가 무엇이었다는 것을 나는 여기 와서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 같소." |
이 당시 김환기는 청색 주조 화면과 평면적인 면의 구성, 그리고 두터운 질감 등의 화법으로 서정적인 작품세계를 추구하게 되며, 3년의 체류기간 동안 니스와 브뤼셀을 포함해 5번의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③ 뉴욕 시대(1963~1974년)
미국으로 건너간 김환기는 산, 달, 강, 새, 나무 등의 풍경을 순수한 점, 선, 면의 조형적 요소로 심화시키게 됩니다. 작가 노트 중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날으는 점, 점들이 모여 형태를 상징하는 그런 것들을 시도하다." |
이러한 점 모티브는 여러 실험을 거쳐 1970년대에 들어서며 화면 전체를 덮는 전면점화로 발전됩니다. 이 시기가 김환기의 전성기로 불리며 이번 전시에 메인인 '우주'도 이때 탄생하게 됩니다.
3. 김환기 작품을 만나는 다른 방법
이번 S2A 갤러리 전시 외에도 부암동 환기미술관에서는 올해 연말까지 '뮤지엄 30년, 포럼의 공간으로'라는 제목으로 미술관 개관 3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김환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가보셨을 곳이지만 다시 한번 찾아볼 수 있기 좋은 기회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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